본문 바로가기
버티풀크라운/우디스 북클럽

흡혈귀

by 꾸깃쿠크 2022. 7. 4.
728x90

 

김영하 작가님은 약간 장난끼가 많은 작가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게 한 이야기였다.

 

이야기에는 김영하 작가님 본인이 등장한다.

 

나는 처음부터 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읽었기 때문에 그런 느낌을 받지 않았지만 이 이야기를 읽은 사람들은 김영하 작가님 본인의 등장으로 이야기가 김영하 작가님이 직접 겪은 이야기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자신의 남편이 흡혈귀라고 생각하는 여자의 이야기

 

지난번 사진관 살인사건도 그랬지만

남편과의 따분한 관계를 싫어하는 여자의 이야기가 김영하 작가님 이야기에 자주 등장하는 것 같다.

 

이런 여성의 모습은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하지 않던

옛날에 자주 묘사 되던 여성의 모습인 걸로 아는데

이런면은 확실히 옛날에 쓰여진 글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소설 속 여자의 남편을 흡혈귀라고 의심할만한 행동들이 몇 개 있기는 하다.

 

관에서 자는 것과 같이 말이다.

 

하지만 남편은 햇볕 속에서 걷고 흡혈을 하지 않는다.

 

여자는 흡혈귀들이 현실에 적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부분은 여자가 과한 생각을 한다고 느껴졌다.

 

소설 속에서 여자는 여러 이야기를 한다.

 

마치 현재의 따분한 삶에서 벗어나고 싶은 여자가 온갖 이유를 갖다 부쳐

자신의 삶을 특별하게 만들고 자신을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자기연민을 가지고 말이다.

 

소설의 마지막에서 김영하 작가님은 여자의 남편이 자신도 잘 아는 인물이라고 이야기한다.

 

그의 동서양을 아우르는 해박한 지식이 천재성이 아니라 오래 살아온 덕분이라는 생각이 들어 힘을 얻는다고 말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이 부분은 위트있게 장난 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김영하 작가님이 장난끼가 있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 마지막에 김영하 작가님은 오히려 여자가 흡혈귀가 아닐까하는 짐작을 한다.

 

사실, 마지막 부분은 이해가 되지 않아 꽤 오래 인터넷을 뒤졌다.

 

그러다 납득할만한 해석을 쓴 분의 글을 읽을 수 있었다.

 

흡혈귀는 흡혈을 통해 흡혈귀를 늘려간다. 전파력과 전염력을 갖고 있다는 얘기이다.

 

김영하 작가님이 여자를 흡혈귀라고 생각한 이유는 이러한 전염력 때문일 것이라는 해석이었다.

 

여자는 김영하 작가님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가 전파되기를 원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여자가 흡혈귀일지도 모른 다는 것이다.

 

나는 이런 해석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책을 다시 읽었을 때

 

여자가 여자의 이야기를 쓴 글이 발표되기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라고 서술된 부분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윗 분의 해석이 맞는 것 같다.

 

그리고 이런 해석은 우울증과 자기연민에 빠진 사람들이

 

때로는 공감받기 원하며 자신의 감정을 쏟아내고 자신의 이야기를 계속하며

 

결과적으로 우울함을 전파시키기도 한다는 점과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흡혈귀라는 저주가 아니라 우울이라는 저주를 전파하는 흡혈귀...

 

여자가 그런 흡혈귀일지도 모른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