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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풀크라운/우디스 북클럽

엘리에비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을까 단편

by 꾸깃쿠크 2022.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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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이상한 날이 있다. 그런 날은 아침부터 어쩐지 모든 일이 뒤틀려간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하루종일 평생 한 번 일어날까 말까 한 일들이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하나씩 하나씩 찾아온다. 내겐 오늘이 그랬다.

 

지금 읽고 있는 단편집의 표지 제목을 차지하고 있는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을까"를 읽었다.

 

소설의 서술자는 아침부터 일진이 안 좋았다.

 

면도를 하다가 면도기가 부서졌다.

 

얼굴의 반쪽만 면도가 됐지만 서둘러 출근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누른다.

 

하지만 엘리베이터가 오지않는다.

 

계단을 뛰어 내려가던 중 엘리베이터에 끼여 있는 남자가 보인다.

 

모두가 서둘러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기 때문에 그를 무시하지만 남자는 그가 걱정되어 말을 건다. 바빴던 남자는 119에 연락해주겠다고 약속하며 버스 정류장으로 가고 휴대폰을 빌리려고 하지만 사람들은 남자를 이상한 취급하며 핸드폰을 빌려주지 않는다.

 

버스가 도착하고 남자가 버스에 오르지만 지갑과 교통카드를 갖고 오지 않았음을 알게된다.

 

버스 운전기사와 실랑이를 하는 사이 중앙선을 침범한 차가 버스와 충돌한다.

 

충돌 후 아까 자신에게 휴대폰이 없다고 한 남자가 사실은 휴대폰이 있었음을 알게된다.

 

119가 오고 남자는 엘리베이터에 낀 남자가 있음을 말하지만 누구도 그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다.

 

한 아줌마가 119에는 돈이 없어도 공중전화로 전화를 걸 수 있다는 말에

 

공중전화의 긴급통화 기능으로 전화를 걸지만 전화가 걸리지 않는다

 

공중전화는 고장 나 있었다.

 

다음 버스가 오고 버스는 버스의 승객들을 그대로 태운다.

 

남자가 버스를 타고 가고 있는데 치한으로 오해를 받는다.

 

남자는 경찰서에 가게 될까봐 서둘러 버스에서 내린다.

 

회사까지 뛰어가고 회사에서 사무실로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탔는데 엘리베이터가 멈춘다.

 

남자는 엘리베이터에서 탈출하기 위해 손으로 엘리베이터 문을 열고 문을 신발로 고정시키려고 신발을 벗었다가 실수로 자신의 발로 엘리베이터를 고정시킨다. 힘을 주자 엘리베이터가 점점 열리고 몸 전체로 열린 엘리베이터 문을 고정한다. 남자는 같이 있던 여자를 탈출시키는데 성공한다.

 

여자가에게 다른 사람들을 불러달라고 하고 여자가 약속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남자를 구하러 오는 사람은 없었다.

 

어떤 사람이 우연히 지나가다 남자를 구해주고 남자는 구두를 두고 나왔음을 깨닫는다.

 

남자를 구해 준 사람은 구두를 꺼내주겠다고 하고 늦었던 남자는 일단 서둘러 사무실로 간다.

 

사무실 사람들은 남자의 복장을 보고 놀라지만 더 중요한 일인 발표부터 하라고 한다.

 

엄청 중요하고 대단한 것 같았던 발표는 화장실에서 사용하는 휴지를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였고

발표를 마친 남자는 구두를 찾으려다 괴한으로 오해받아 회사에서 쫓겨날 뻔 까지 한다.

 

일과를 마치고 무사히 퇴근한 남자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엘리베이터는 수리되어 있었다.

 

아무일도 없던 것처럼 작동하고 있는 엘리베이터를 보며

남자는 엘리베이터에 낀 그남자가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하다.

 

이 단편은 사회의 무관심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특히 중요한 발표처럼 묘사되던 남자의 발표는 화장실에서 사용하는 휴지를 어떻게 줄일까라는 급하지도 중요해보이지도 않는 발표였고 심지어 다음에 다시 이야기하자고 결론이 났다.

 

남자는 다음에 다시해도 되는 발표 때문에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를 위해 신고를 하지 못했다.

 

정신없고 융퉁성도 없어 보이는 서술자는

 

작품 중 유일하게 엘리베이터의 낀 남자를 신경 쓴 인물이다.

 

그리고 작품 내에서 가장 이상한 사람이었다.

 

하는 말부터 허황되고 말도 안되는 말을 하고 정신없어 두서없이 이야기를 한다.

 

그는 복장도 말도 이상했지만 사람들은 그를 신경 쓰지 않는다. 사무실 사람들은 볼품 없는 외견에도 발표부터 하라고 한다.

 

작품에서 엘리베이터에 낀 남자를 신경쓰는 사람은 없었고

남자가 엘리베이터에 갖혔을 때 연락해주겟다고 약속했던 사람들은 남자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사람들은 아마 더 바쁘고 중요한 일이 있어서 남자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거라고 추측해 볼 수 있다.

아마도 화장실에서 사용하는 휴지를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와 같은 발표 말이다.

 

요새는 이랬던 과거에 대한 반성으로 목소리가 많이 나와 조금씩 달라지고 있고 엘리베이터에 낀 사람을 걱정하는 사람을 이상한 사람처럼 보지는 않지만 과거 우리 사회가 어땠는지 지금은 어떤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소설이었다.

 

남자의 일상을 통해 담담하게 말이다.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을까?

 

내가 바쁘다는 이유로 신경쓰지 못했던 그 사람은 어떻게 되었을까?

 

주변과 내 삶을 돌아보게 하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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