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것은 잃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알게 된다.
엄마를 부탁해를 읽으며 위에 말이 떠올랐다.
소설 속 가족들은 엄마를 잃고 나서야 엄마를 잊고 살았던 자신들의 삶을 돌이켜 본다.
가족들은 후회하고 자책하며 엄마가 더 이상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렇게 엄마를 찾던 가족들은 문득, 엄마가 아닌 한 개인으로서의 "박소녀" 씨를 생각해 보게 된다.
엄마에게는 엄마의 삶이 있으셨을 것이다.
가족들은 소설이 끝나 갈 무렵 감사가 많던 엄마의 삶이 슬프기만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 이야기한다.
소설의 4장은 남 몰래 만나던 남자의 이야기, 무섭지만 존경하던 고모의 이야기 등을 통해
엄마로서가 아닌 박소녀 씨 스스로 자신의 삶을 돌이켜 보며 그간의 삶을 다르게 비추는 의미로 들어간 게 아닐까 싶다.
항상 가족들을 위해 본인을 희생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자신의 슬픔과 아픔은 가슴에 묻어야 만 했던 엄마.
그런 엄마의 삶이 꼭 슬프기만 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피에타 상을 통해 우리가 슬픔 그 이상의 감정을 느끼 듯
엄마에게는 엄마의 삶이 있었을 것이고, 그랬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 사실이 슬픔 탓에 붙잡아 두었던 엄마를 놓을 수 있게 해준다.
산 자의 후회와 미련으로 붙잡아 두던 망자를 떠나보냄으로써
마지막에 엄마는 드디어 소망하던 대로 가족들을 떠나 자신의 삶을 살러 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엄마가 간 곳에서는 더 이상 누군가를 챙기는 것이 아닌 챙김 받기를 바라는 소망을 담아 기도를 한다.
엄마를 부탁해,라고...
이 말은 우리에게로 돌아와 마음을 적셔내 지금 곁에 계신 엄마에게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스며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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