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죽음은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지구상의 인류가 70억 명이 넘어가면서 자연사, 병사, 사고사 등
여러 이유로 하루에도 적게는 수십 명 많게 수백 명이 죽는다는 이야기를 접했었다.
오늘 나의 삶이 어제 죽은 이가 간절히 바라던 내일이라는 구절 또한 들었다.
이처럼 누군가의 죽음은 우리에게 의미 없이 지날 갈 수도 있지만 삶에 의미를 부여해 주기도 한다.
죽은 이가 가까운 사람일 수도, 먼 사람일 수도 있지만
우리가 그 죽음을 인식했을 때 어떠한 영향을 받는다는 걸 부정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타인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책은 이 질문의 답을 등장인물 유미의 모습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낯선 이도 아닌 가장 친했던 친구 재준의 죽음.
유미는 재준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계속 우울해하며 재준을 떠올린다.
친구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것들과 무관심했던 사람들에게 미움과 원망감도 들어 한다.
그렇게 괴로워하다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라고 시작하는 재준이의 일기를 발견하게 되는 유미.
이 짧은 서두만으로도 재준에 대한 안타까움과 그리움, 살아있을 때 못해준 것들이 떠올라
일기의 뒷내용을 알기가 두려워져 유미는 페이지를 더 이상 넘기지 못한다.
하지만 자신의 괴로움을 알아주는 선생님과의 만남과 여러 일들을 겪으면서
유미는 자신이 알던 것 외의 재준의 삶을 알게 되고 일기를 읽을 용기를 갖게 된다.
그렇게 재준의 일기를 읽을 수 있게 된 유미는 적혀있던 것을 끝까지 읽을 무렵엔
재준의 죽음을 받아들이며 원망 대신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된다.
그 이유는 재준이 어린 나이에 죽었지만 아무 의미 없는 삶을 살다가진 않았기 때문이었다.
정말 열렬한 사랑을 해보았고, 반항도 해보았고, 소심함을 극복하기 위해 오토바이도 타보았다.
유미는 재준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채 죽었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 나름대로 자기 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살아왔던 것이다.
그것이 유미에게 위로를 주었고 재준의 삶에 의미 있었던 이유를 만들어준 다른 이에게 감사할 수 있게 했다.
단순히 어린 나이에 죽었다는 것만으로 그의 삶이 의미 없다고 할 수 없고,
혼자만이 누군가의 삶을 판단할 수 없음을 이 책은 알려준다.
유미의 기억만으로 재준의 삶을 평가한다면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지만
재준의 이야기가 담긴 일기를 보면 그가 얼마나 충실한 삶을 살았는지 보여준다.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라는 문장이 무서워 일기를 펴보지 못했던 유미의 모습은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우리의 잣대만으로 다른 사람의 삶을 평가하고 불쌍해하는 모습 말이다.
누구나 각자 자신의 삶을 최선을 다해 살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음을 알려준다.
죽으면 남겨진 것이 없을 것이라 속단하기보다 기억해 주고 추모해 주는 것이 남은 우리들의 역할인 것 같다.
책 속에서는 재준이 남겼던 일기로 의미 있던 삶을 알 수 있었지만 대게 죽은 이는 말이 없다.
남은 사람들이 죽은 이를 어떻게 기억하는 지가 중요하다.
그렇기에 우리는 좋은 추억 속에서 행복해하던 그 모습으로 죽은 이를 기억하는 것이
우리가 죽음을 받아들이는 최선의 모습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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