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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풀크라운/우디스 북클럽

지브리 스튜디오 미야자키 하야오 은퇴작 원작 소설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후기

by 꾸깃쿠크 2023.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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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주인공 혼다 준이치는

집에서 코페르라고 불린다.

(이하 코페르)

 

코페르는 지식이 많고 사려 깊은 삼촌과

이야기하면서

세상의 여러 가지 것들을 알게 된다.

 

코페르는 삼촌과의 대화를 통해

세상에 대해 알아가고 세상의 법칙을 생각하며

사람들과 관계 맺는 법을 배워간다.

 

코페르는 내성적인 자신과 달리 자존심 세고

활발한 기타미와 친하게 지내는데

친하게 된 계기가 특별하다.

 

반의 불량한 무리에 의해 괴롭힘을 당하던

우라가와라는 친구를 위해 기타미가

불량한 아이들의 대장에게 덤벼드는 것을

보고 멋있다고 생각한

코페르는 기타미에게 다가가고

기타미와 금세 친해져 원래 친했던

미즈타니와 함께

다니게 된다.

 

이후, 코페르는 학교에 나오지 않는

우라가와가 걱정돼 집에 가보니

가정형편이 좋지 않아 집안일을 돕는

우라가와와 만나게 된다.

코페르는 자신과 다른 가난한 집의 아이를 보게 되고

우라가와에게 공부를 가르쳐 주는 대신

두부만드는 전동기를 사용해 보기로 한다.

 

코페르는 우라가와가 비밀로 해달라고 한

집안 얘기를 빼고 기타미와 미즈타니에게

우라가와의 이야기를 하고 넷은 함께 어울리게 된다.

 

신년에 미즈타니의 집에서

미즈타니의 누나 가쓰코와 함께 놀고

선배들이 기타미가 건방지다는 이유로

벼르고 있다는 것을 기타미에게 듣게 된다.

 

다섯은 선배들이 기타미를 때리면 어떻게 할지

논의 하다 우라가와의 제안으로 선배들이

기타미를 위협하면 같이 저항하고

때리면 같이 맞기로 한다.

가쓰코는 학교가 다르기 때문에

그런 일이 생기면 재계의 유력 인사인

아버지를 설득해 학교에 찾아가도록 하겠다고

약속한다.

 

그러던 어느 눈이 많이 오던 날

코페르와 친구들은 눈싸움을 하다가

선배들의 눈사람을 망가트리고

선배들은 기타미를 위협한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기타미가

선배의 공격에 쓰러지고

미즈타니와 우라가와가 약속대로 선배들을 막아선다

하지만 코페르는 겁이 나서 그러지 못하고

스스로에 대한 실망과 좌절, 죄책감, 후회를 느끼게 된다.

 

이후 몸이 아파와 집에서 요양하게 된 코페르는

자신이 저지른 잘못과

친구들을 실망시켰다는 사실

앞으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죽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며

스스로를 괴롭히던 중

삼촌에게 모든 진실을 털어 놓는다.

 

삼촌은 코페르에게 스스로에게서 도망치지 말고

진정으로 해야할 일을 하라고 하며

친구들에게 편지를 쓰라고 타이른다.

 

삼촌의 말을 들은

코페르는 친구들에게 편지를 쓴다.

 

이후 동생(코페르의 삼촌)으로 부터

이야기를 들은 것 같은 코페르의 어머니가

넌지시 예전에 자신이 격은 일을 들려준다.

 

코페르의 어머니는

과거 자신이 돌계단을 오르는

할머니를 도와야 겠다는

마음을 먹었지만 돕지 않았던 사소하지만

평생동안 기억에 남았던 일을

코페르에게 들려준다.

 

할머니를 도와주지 않았던 일은

아주 작은 일이지만

한번 저지르고 나면 돌이킬 수 없다는 점에서

큰 일들과 다르지 않다고 들려준다.

 

하지만 코페르의 어머니는

그 일을 후회하기는 해도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로

여기지 않는다고 한다.

 

그 일 이후로 코페르의 어머니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누군가의 호의에도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언젠가 후회할 일이 생기더라도 그게 인생의 손해가 되지는 않다고 말해 준다.

 

후회에서 중요한 것을 알게 됐다면 그 경험은 나쁜 것이 아니라 그런 일을 겪으면서 인생을 가치있게 만들어 가는 거라고 네가 실수를 이겨내고 다시 일어난다면 누군가는 그 노력과 마음을 알아 줄거라고 얘기해 준다.

(이런 일상의 작은 에피소드를 통해 교훈과 감동을 준다는게 일본애니나 소설의 매력인 것 같다)

 

코페르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눈물을 흘린다.

 

코페르 어머니의 이야기가 끝나면

이제 결말부의 이야기만 남는다.

 

코페르는 과연 친구들과 화해할 수 있을까?

이야기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여러 궁금증이 있을 수 있지만

결말은 책을 읽는 독자 분들을 위해 남겨 둘까 한다.

 

감상

 

어떤 학자가 일본의 문화를 국화와 칼이라고

표현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 있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평화를 사랑함과 동시에 과거 세계대전을 일으켰고 아직도 전범들을 위한 참배를 지속하고 있는 양면성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일본의 애니메니션과 문학 작품들 특히, 반전 사상을 가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들을 보면 이런 양면성을 더욱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그러면서

한가지 부러운 점은 작중에서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자 하는

메세지와 청소년들을 위로하는

어른들의 모습이다.

 

귀를 기울이면에서도 등장하지만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도 등장하는

이런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향한 따듯한 시선은

감성을 자극하는 면이 있다.

 

철학적이라고 무시할 수도 있는 이런 요소들이

요즘의 우리 사회에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특히,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와 소통에 문제를

겪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는 말이다.

 

삼촌은 코페르가 우라가와의 집에 갔다는 말을 듣고

우라가와가 가난하지만 코페르에게 열등감에 비굴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우라가와를 칭찬한다. 또, 코페르는 아직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지만 우라가와는 벌써부터 무언가를 생산하고 있고 사회는 이렇게 어딘가에서 무언가를 생산하는 사람들을 통해 유지되고 돌아간다는 말을 하며 코페르가 거만해지지 않도록 하고 노동의 중요성과 가치를 알려준다.

 

그리고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책의 절정 부분이기도한

코페르의 잘못에 대처하는 삼촌과

코페르의 어머니의 가치관과 태도였다.

 

코페르가 삼촌과 어머니의 따듯한 마음을

받지 못하고 단순히 혼나거나 이해 받지 못했다면

어긋났을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코페르가 부끄러운 자신의 모습에서 도망치지 않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은

둘 덕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잘못과 실수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해야하는지 알려주는 이 장면은

정말 감동적인 부분이었다.

 

최근 부족한 정보를 토대로

내리는 엄벌주의적 태도들과

한번의 실수로 모든 것을 앗아가는

사회 분위기에서 더더욱 이런 것을 느낀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의 너무 안하무인적 태도와

적절하지 못한 처벌들로 인해 갈수록 가속화 되고 있다는 점을 알기에 더욱 안타깝고 적용되지 않아야 할 일들에까지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못한 결론이 나오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이 든다.

 

조카들을 위해 빵을 훔쳤다는 이유로 징역 5년을 선고 받은 장발장처럼 말이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라면 수저계급론과 함께 상대적 박탈감, 그리고 돈을 못벌면 의미가 없다고 이해하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우리나라에서는 어떻게 이러한 말들을 해볼 수 있을까 고민되었다.

 

특히, 요새 인터넷에 경제적 논리 혹은

자신의 생각과 원칙만을 우선시하며

자신의 주장만 하는 글들을 보다 보면

우리 사회의 어른들은 청소년들을 향해

이러한 따듯한 시선과 메세지를 줄 수 있는까하는

안타까움과 부러움이 생긴다.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단순히 지적하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따듯한 시선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위로해주는

참다운 어른의 모습을

생각해 보게 된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이런 모습을 잃은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에 많은 여운이 남는 소설이었다.

 

이상으로 본문을 마치며

아래는 코페르의 편지글을 소장해 두고 싶은 마음에

써보는 글로 책을 보기 전에 미리 보고 싶지 않은 분들은 보지 않는게 좋을 것 같다.

 

기타미에게

네가 구로카와 패거리들에게 붙잡혔을 때 난 그 자리에 있었어. 그 자리에 있었지만 구경만 했어. 미즈타니와 우라가와가 도망가지 않고 너를 지키기 위해 맞서는 것을 보면서도 다가가지 못했어. 무슨 일이 생겨도 끝까지 함께 하자고 새끼손가락을 걸며 약속한 것을 잊어버렸던 건 아니야. 난 지금도 그날 우리가 한 약속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어. 하지만 나 혼자 약속을 지키지 못했어. 나는 정말 비겁했어. 너에게 무슨 말로 사과해야 좋을지 모르겠어. 너에게도, 미즈타니에게도, 우라가와에게도 미안한 짓을 저질러 나 혼자 얼마나 괴로워했는지 몰라. 그때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메어지고 답답해져.

나를 비겁한 놈이라고 불러도, 겁쟁이라고 불러도, 마구 욕을 해도 들을 준비가 돼 있어. 너희들이 나를 경멸하고, 두 번 다시 아는 척하지 않겠다고 말해도 반대할 자격이 없어. 다만 나 스스로 내가 한 짓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알아줘. 그때 일을 지금도 아쉬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줘. 차라리 죽는게 낫다는 생각까지 해 봤어. 내가 나 자신을 부끄러워하고 있다는 것만은 꼭 알아줘.

용기가 없어서 너희들 옆에 서지 못했지만 너희들이 무슨 일을 당하든 나랑 상관없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어. 그 마음은 지금 이 순간에도 변함 없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너희들이 이런 내 마음을 알아주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어. 그때는 이런 내 마음을 속이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 줄 거야. 그때는 나도 반드시 용기를 낼 거야. 나한테 실망했겠지만 내 진심만은 믿어 주면 좋겠어. 네가 날 믿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혼다 준이치가 기타미 쓰네타에게

덧붙임. 이 편지는 미즈타니와 우라가와에게도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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