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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탄생

by 꾸깃쿠크 2023.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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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블로그는 대학의 탄생 책을 보면서 흥미로웠던 부분과 개인적인 생각을 혼합해 적은 내용입니다.

 

중세의 대학은 수공업자들이 도제 교육을 통해 모이기 시작하고 자신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길드를 설립했던 것처럼 학생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설립됐다.

 

볼로냐의 학생들은 먼저 도시 주민들의 횡포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그러한 의미에서 대학, 즉 조합을 결성했다. 새로운 수요층이 늘어나면서 방세와 필수품값이 급등하였고 학생들 개개인이 그러한 폭리에 맞서 싸우기에는 힘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학생 집단은 자신들이 다른 곳으로 이주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주민들과 협상을 벌이곤 했는데,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대학에는 사람들만 있었지 아직 건물 같은 것은 없어서 언제든지 이동이 자유로웠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학이 다른 지역으로 집단 이주를 한 일도 적지 않았기 때문에 주민들은 방세를 아에 못받는 것보다 낮추는 차선책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도시 주민들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학생들은 이제 그들의 또 다른 적인 교수들을 공격했다. 이번에도 집단 보이콧이 위력을 발휘했다. 그때만 해도 교수들은 학생들의 수업료로 생계를 유지했고 학생들의 단체 행동은 생계를 위협하는 행동이었다. 학생들은 교수가 지켜야 하는 행동 강령을 공포했는데, 각자가 낸 수업료에 상응하는 교육을 받으려는 조치 였다고 한다.

 

가장 초기의 규정(1317)을 보면

 

교수는 단 하루도 허가 없이 결석해서는 안 된다.

그가 도시 밖으로 나갈 때는, 다시 돌아온다는 서약과 함께 예치금을 내야만 했다.

만일 교수의 정규 강의에 수강생이 다섯 명 미만이면, 그는 폐강에 준하는 벌금을 물어야 했다.

교수는 종소리가 나면 수업을 시작해서 다음 종이 울리면 1분 내로 수업을 마쳐야 했다.

교수는 교재의 내용을 임의대로 건너뛰지 말고, 어려운 내용이라고 뒤로 미루어서도 안 된다.

그는 매년 정해진 학기마다 정해진 분량을 체계적으로 가르쳐야만 했다.

 

학생들은 출신 지역에 따라 두 개에서 심지어 네 개까지 학문 공동체(university)를 결성하고 자신들의 집단을 대표하는 총장을 선출했다. 볼로냐는 학생들의 대학이었고 이 전통이 현재까지 이어져 학생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데 거림낌이 없다.(현재도 학생들의 시위로 인해 대학 본관 유리창이 깨지곤 한다고 한다.)

 

학생들의 학문공동체에서 제외 되었던 교수들은 그들만의 조합(guild) 또는 칼리지(college)를 결성했다. 그곳에 들어가는 것은 시험을 통해 자격을 획득해야만 했다.따라서 길드의 승인을 받은 학생만이 가입할 수 있었다. 어떤 과목을 가르치는 능력은 그것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학생들은 미래 직업과 상관없이 일종의 성취증명서로서 교사면허를 얻으려 했다. 이러한 증명서, 즉 교수자격증이 학위의 가장 초기 형태였다.

 

오늘날 우리의 고등학위들인 마스터와 독토에는 그 전통이 그대로 남아 있고, 심지어 프랑스어로는 학사학위까지 그러하다.

 

자유학예를 가르치는 사람에게는 M.A.(Master of Arts)라는 칭호를 주었고, 법학 교사면허증을 획득한 사람은 법학박사(Doctor of Laws)로 불렀다.

 

볼로냐에서는 좀 더 그럴듯한 교실 풍경을 원했다.

이곳에서 본콤파니는 1235년에 이상적인 강의실 모습으로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조용하고, 청결하고, 창문 밖의 조망이 훌륭하고, 벽은 녹색으로 칠하되 주의를 해치는 그림이나 장식은 삼가고, 교수는 한 단 높은 곳에 자리해 모두를 내려다 볼 수 있고, 학생들은 출신지별로 각자의 사회적 지위와 명성에 따라 정해진 자리에 앉는다

 

하지만 그런 장소가 이상임을 아래와 같이 말하며 밝힌다.

 

"내가 그런 집에서 살아보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하늘 아래 이런 집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볼로냐의 교실이 실제로 어떤 모습이었는지는 14~15세기 교수들의 모습이 담긴 사료들로부터 대략 유추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교사의 책상은 높고 지붕이 있는 교단 위에 자리했으며, 학생들의 평평하거나 경사진 책상에는 책들이 펼쳐져 있다. 법학 교수들처럼 의학 교수들 앞에도 책이 놓여 있다.

대표사진 삭제

볼로냐의 교실 풍경, 14세기 이탈리아의 화가 라우렌티우스 볼톨리나의 작품

 

찰스 호머 해스킨스 저, 김성훈 역, [대학의 탄생], 연암서가,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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